영화 소개
이 영화는 2004년 개봉한 영화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체 게바라’(본명은 에르네스토 게바라 이다)와 그의 친구 알베르토가 함께 떠나는 로드 무비이다. 모터사이클 영화를 검색하면 꼭 5번째 안에 들어가는 영화이나, 미국적인 모터사이클 문화를 갈망하는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모터사이클 자체 보다는 진짜 여행에 대한 갈증이 있는 분들,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함께하면 좋을 영화인 것 같다. 실제로 ‘체 게바라’가 여행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기록해 놓았고 그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두 젊은이가 남미를 관통하는 여행을 통해서 보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지 고뇌하고 점차 자신의 갈 길을 찾아 나선다. 나의 추측이지만, 이 여행을 통해서 ‘에르네스토 게바라’는 ‘체 게바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기본정보
개봉: 2004년
감독: Walter Salles
출연: Gael Garcia Bernal(에르네스 역할)
Rodrigo de la Serna (알베르토 역할)
줄거리
아르헨티나 상류층 백인가정 출신인 의학도 에르네스토 게바라는 평생 천식을 달고 살았지만 여행과 운동, 그리고 모험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고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다. 그가 스물세 살이던 1951년, 생화학도이며 엉뚱한 구석이 많은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남미대륙을 횡단한다는 여행을 결심한다. 자칭 ‘방황 과학자’인 알베르토가 갖고 있던 낡고 기름이 새는 모터사이클 영국에서 만든 노튼 500이며, ‘포데로사’라고 부른다. ‘포데로사’는 스페인어로 ‘힘있는자’이다. 젊은 패기로 여행은 시작되었지만 계속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하나밖에 없는 텐트가 날라가고 여자친구에게는 이별을 통보 받고, 정비소 아내의 추파에 응했다가 쫓겨나고, 소떼와 부딪혀 ‘포데로사’는 완전히 망가진다. 그러나 이렇게 생기는 역경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남미의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기득권인 백인의 화려한 삶과 원주민들의 노예와 같은 삶을 보게되면서 점차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여자 친구 집에 들렀을 때는 스위스처럼 아름답고 거대한 집에 살고 있는 기득권 백인들의 삶이 있고, 심지어 수영복을 사다달라며 15달러를 에르네스토에게 건내 준다. 반면 ‘포데로사’가 망가지고 걸어서 여행을 이어가면서 정치적 이념때문에 일자리도 없이 집도 없이 걸어서 광산에 일자리를 찾아가는 부부를 만나는데 이들은 추운 날 덥고 잘 수있는 담요 한장도 없다. 수영복을 사달라는 여자 친구와 담요 조차 없는 부인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며 비추어 진다. 광산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온 원주민들을 백인이 나와 그날 그날 일할 사람을 골라서 대리고 간다. 물조차 주지 않고 사람을 노예처럼 대하는 백인을 향해 에르네스토는 분노하기 시작한다.
나병 환자들이 머물고 있는 환자촌도 마찬가지이다. 피부로 전염되지 않는 병이라는 것을 알지만 봉사자들은 장갑을 꼭 끼고 있다. 환자들과 격을 나누는 하나의 벽을 세워 놓는 것이다. 그리고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환자들이 사는 마을, 건너 편에는 봉사자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과 비기득권, 지배인과 피지배인, 의사와 환자, 백인과 원주민, 주인과 노예를 나누는 것이 당시 남미 사회에서는 당연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바라본 두 젊은이는 기득권과 비 기득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장갑을 끼는 것이 그곳의 규칙이지만 에르네스토와 알베르토는 장갑을 끼지 않고 그들과 악수를 하고, 단순히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과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 함께 축구도 하고 받고 같이 먹는 똑같은 사람으로서 그들을 대하고 함께 지낸다. 나병 환자촌에서 생일을 맞이한 에르네스토의 생일 파티가 열린다. 물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마을에서 열린다. 파티가 한참일 때 건너편 환자들이 지내는 마을을 바라보던 에르네스토는 ‘저 쪽에 가서 생일 파티 할거야’라고 말하고는 무작정 강을 건너가겠다고 한다. 알베르토가 보트가 없다고 하자 그대로 수영을 해서 건너간다. 천식환자인 사람이 그것도 거센 물살을 이겨내고 간신히 건너가서 기여이 그곳에서 환자들과 파티를 즐긴다. 이렇게 8개월간의 여행을 거치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자라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영화는 아래와 같은 나레이션을 통해 청년 ‘체 게바라’가 태어났음을 알리면서 마무리가 된다.
“이건 영웅담이 아닌, 단지 일치된 꿈과 열망으로 가득차 있던 두 사람의 이야기다. 꿈이 너무 편협했던가? 그래서 경솔하게 끝난 것일까? 우리들의 결정이 너무 경직된 것이었나? 그럴지도. 이번 여행은 내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난, 더 이상 내가 아니다. 적어도 이전의 내 모습은 아니다.”
명대사
청춘이라는 새는 날아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아.
난... 더이상 내가 아니다. 과거와 같은 난 없다.
매순간 흔들려요. 남겨진 것들에 대한 울적함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흥분으로.
저쪽에 가서 생일파티 할거야
난.. 이전의 내가 아니다. 내면의 세계가 변한 것이다.
마무리
이 영화는 3번째 다시 보았는데 볼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처음에는 여행에 푹 빠져 있던 20대의 대학생인지라 ‘그래! 여행이란 이런 거지!’,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란 질문에 어느 정도 감을 주었던 영화 였었다. 두번째는 취직을 하고 직장에 자유를 담보 맡긴 회사원으로서 자유를 갈망하다 모터사이클이란 것에 관심을 갖게되었다. 그리고는 ‘One week’란 영화를 보고는 바로 구매해서 모터사이클 여행을 떠났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멜 깁슨이 ‘freedom’을 외치듯이 자유를 갈망하며 여행을 떠났었다. 그리고 최근에 다시 봤는데 젊음의 열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일단 그냥 가보고 느껴보고 부딪혀 보는 젊음의 모습의 기억을 되살려 보게 된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연결된 세상이다. Google과 Youtube만 있으면 전세계의 거의 모든 곳에 대한 정보를 알고 그 곳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굳이 여행을 갈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직접 가서 바람을 맞고 냄새를 맡고 온기를 느끼고 사람과 만나서 대화를 해봐야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매우 비효율적인 행동이지만 어디 우리 젊음과 인생이 그리 효율적이기만 하던가?
이 영화는 나중에 내 아들과 함께 보고 싶은 리스트에 올려 놓았다. 내 아들이 본인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때, 사춘기가 되었을때, 그리고 삶이 힘듦을 알아갈 때 쯤 같이 보고 싶다.